위기의 위메프·티몬 '수수료 0' 카드 꺼냈다

입력 2021-12-21 17:22   수정 2021-12-29 15:48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장터(플랫폼)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구경할 게(콘텐츠) 많아야 자주 찾게 되고, 소비자들이 자주 찾다 보면 플랫폼 경쟁력도 올라간다고 판단했습니다.”

위메프, 티몬 등 중소형 플랫폼이 위기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플랫폼의 ‘기득권’인 수수료를 없애 브랜드와 소비자를 유치하는 ‘무(無) 통행료’ 전략으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통행료를 없애고 브랜드와 소비자를 끌어들여 ‘통행량’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쿠팡·네이버·이베이코리아 등 대형 플랫폼의 진격과 오프라인 업체들의 온라인화에 낀 중소형 플랫폼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셀러들에 안방까지 내주는 위메프·티몬
위메프는 브랜드 자사몰이 위메프에 입점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이용자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시작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최근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자사몰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이들을 위메프의 ‘콘텐츠’로 유치하기 위한 조치다. 사용자가 위메프 검색창에 해당 브랜드를 검색하면 화면 최상단에 주요 상품과 가격, 프로모션 정보를 보여주고 클릭하면 해당 자사몰로 곧바로 이동하도록 하는 식이다. 소비자와 브랜드가 직거래를 하되 위메프 안에서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주요 자사몰 1000여 곳과 접촉해 입점 제안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는 없다. 시스템 구축 등 부대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위메프는 자사몰이 들어오는 대가로 혜택을 준다. 해당 브랜드를 클릭하고 구매하는 소비자의 연령·성별·소비패턴을 데이터화해 무료로 제공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자사몰에 곧바로 접속하는 소비자들은 충성도 높은 고정고객이어서 이들을 데이터화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불특정다수인 위메프 소비자들의 유입 데이터를 확보하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자사몰 수수료 제로에 따른 손실을 오픈마켓 수수료와 온라인 광고 수입 등으로 벌충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10월 ‘콘텐츠 커머스’로의 변신을 선언한 티몬도 플랫폼 장벽을 허물어 셀러를 확보하는 방향을 택했다. 티몬이 주목한 것은 ‘지역’이다. 가능성 있는 도시를 발굴해 인근 특산품과 여행상품을 소개한다. 티몬은 조만간 경북 포항시와 함께 ‘커머스센터’를 설립하고 포항지역만의 상품을 라이브커머스로 내보낼 계획이다. 제주도 등 지역 농산물에 ‘티프레시’ 브랜드를 붙여 직배송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장윤석 티몬 대표는 “수수료는 제로에 수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득권 포기가 기사회생 단초 될까
위메프와 티몬이 앞다퉈 셀러에 플랫폼을 ‘무료 개방’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다. 최근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은 ‘군웅할거 시대’에서 ‘삼국시대’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과 네이버의 힘이 갈수록 강해지고, 이마트(쓱닷컴)가 3위 사업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는 악전고투 중이다. 위메프는 e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약 17% 줄었고 티몬도 12% 감소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 앱 사용자 수가 지난해 11월 1791만 명에서 지난달 2420만 명으로 35.1% 늘어나는 동안 위메프는 16.7%(462만 명→385만 명), 티몬은 6.3%(442만→414만명) 줄었다. 올해 상장 계획을 밝혔던 티몬은 “우선 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서 플랫폼의 기득권을 버리고 연합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소비자는 한 번 찾는 상품이 없으면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 다시 찾지 않는다는 게 무서운 점”이라면서도 “수수료를 없애더라도 일단 콘텐츠를 채우겠다는 위메프와 티몬의 전략이 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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